"왜 이렇게 신이 났어?" 뺙. 삐약. 삐야- 신났는지 소리를 내면서 고개를 까딱거리고, 허공으로 날아올라 몇 바퀴 돌다가 다시금 도규의 머리 위로 돌아오는 불삐약새를 보며 적루가 툴툴거렸다. 자꾸만 눈앞으로 날아와 자신을 좀 보라는 듯 날개를 활짝 펴며 시야를 가리기 때문이었다. "좀 옆으로 가서 날아! 왜 이러는 거야? 시비 걸어?" 무거운 도규를 업고...
신(神)들이 만들고 소유한 세계, 신(神)세계. 인간들과 더불어 살아가고 싶은 사방신(四方神)이 직접 세계로 내려왔을 때, 그들은 세계의 법칙으로 인한 제약 때문에 자신을 대신할 인간을 선택했다. 그 후, 신(神) 사방신은 인간이 살아 갈 수 있는 대륙을 직접 만들기로 결심하여, 현무가 대륙 그 자체가 되어 모든 자연을 만들어내고, 그 위에 수십억 개로 나...
손에 꽂힌 막대기를 뽑으려 끙끙거리던 은율이 힘없이 고개를 뚝 떨궈버리기에, 결국 포기했나싶어 하율이 다가갔다. 은율 앞에 무릎을 꿇으며 앉는데, "진하율, 살아있네. 아깝게." 투덜거리는 은율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 목소리가 진심이라는 걸 알아챈 하율은 뭐라 말하려다가 그냥 입을 다물었다. "결계를 이렇게 빨리 구축하다니. 뭐 속임수라도 쓴 거야?" 고...
뜨거운 열기와 함께, 먼지와 나뭇가지들이 쏟아져 나와 설오는 팔을 들어 올리며 눈을 잠깐 찡그렸다. 후두둑 떨어져 바닥에 나뒹굴고 있는 가지들을 잠깐 바라보다가, "설오형..." 강후의 울먹이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나무로 감싸 안은 채 그대로 데리고 온 건지, 어느새 강후의 품에 호찬이 안겨 있다. "청룡님께서..." 여전히 울 것 같은 강후의 목소리...
몸을 묶고 있었던 알 수 없는 끈을 풀어내는데 생각보다 오래 걸리고, 그만큼 체력을 소모해야 했기에 숨을 약간 헐떡이면서, 백호는 밖으로 나왔다. 자신이 갇혀 있었던 곳이 주화전의 제일 작은 방임을 알게 되고는 슬픈 눈빛으로 궁궐의 문을 닫자마자, "생각보다 나오는 게 늦었네."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마루에 앉아 있는 벽안의 각인이 여전히 정면을 주시한 ...
문을 조용히 닫으며 카페 안으로 들어간 묘는 생각보다 내부가 밝은 것을 알게 된다. 카운터 쪽 불만 켜두고, 창문에 두꺼운 종이나 나무 같은 걸로 가림막을 설치한 듯 했다. 천천히 카운터 쪽으로 걸어가 근처 의자 앞에서 머뭇거리고 있는데, "앉아도 됩니다." "감사합니다. 저...." 아까 들었던 목소리가 친절히 말해주기에 묘는 앉으며 감사를 표했다. 그리...
푸른 바다. 새하얀 모래사장. 파도가 밀려 들어왔다 나가는 소리. 익숙한 바다 냄새. 그곳에 호찬이 있었다. 차분히 주변을 둘러보던 호찬이 뒤를 돌자, 청라가 서 있었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남색 장옷을 입고, 미소를 지은 채 서 있는 청라를 향해 호찬이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그 인사를 받는 대신, 청라는 질문을 한다. "왜 다시 왔니?" "제가 여기...
16. 최종장(最終章) 1부. 밤에도 환한 도시. 주작시는 언제나 그렇게 불리는 도시였다. 모든 거리와 궁궐, 건물, 집까지 사방신 주작의 불꽃을 담은 등불이 곳곳에 매달려 있었기에. 언제나 붉은색과 노란색으로 일렁이고 있는 그 불꽃은 낮, 밤 상관없이 항상 타오르고 있었다. 낮은 환하기에 티가 잘 나지 않았지만, 밤에는 달랐다. 주작시에 밤이 내려앉으면,...
홍련은 바들바들 떨리는 손으로 자신에게 기댄 한랑의 얼굴을 잡고 조심스럽게 들어올렸다. "랑." 잠이라도 자는 것 같이 평온하게 눈을 감은 한랑을 부르며, 일어나라는 듯 얼굴을 톡톡 쳤다. 당연하지만 반응은 없다. 그걸 알고 있음에도, 믿기가 힘들다. 홍련은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한랑을 옆에 조심히 눕혔다. 그 순간, 사홍이 떠올라 홍련이 고개를 들어 올리는...
단영은 자신의 손바닥을 들어 올리더니, 그 위에 불꽃으로 만들어진 작은 새를 만들어냈다. 홍련이 만드는 하얀 새처럼 살아 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고, 그저 새 모양의 불꽃 그 자체였다. 그렇기에 부리나 날개를 움직이는 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에게 날아간다거나 반응하지도 않으며, 공중에 둥둥 떠 있을 뿐이었다. 자신이 만들어낸 새를 가리키면서 단영은 말을 계속...
"새로운 세계를 위하여." 계신어로 말하며, 벽안의 각인은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드디어! 드디어!!!" "얼른 가. 할 일이 있잖아. 네게 남은 시간은 얼마 없다면서." 만세까지 지르는 각인에게 다가온 주작 신관이 얼른 가라는 듯 손을 내젓자, 각인은 짜증을 부리며 계단을 걸어 내려갔다. "이봐, 복수한 것에 대해 기뻐할 여유는 좀 줘. 내가 얼마나...
"왜 제 것이 됩니까?" "......." 대답은 없고, 미소만 짓고 있다. "무슨 계획이십니까?" "이 정도 했으면 무슨 계획인지는 알아야지. 내 뒤를 그렇게 쫓고 다니더니, 뭘 하고 다닌 거냐?" 이번에는 한심스럽다는 대답. 백호는 입술을 한 번 깨물었다가, 간신히 입을 열었다. "..... 홍련을 죽이려는 거죠?" "기쁜 일이 있어. 주작 밑의 짐승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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